[Q]저는 서울 중랑구 상봉동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26평 규모의 삼겹살 가맹점을 하고 있는 박선녀(여·45)라고 합니다.

저는 원래 이 자리에서 3년간 삼겹살 고깃집을 운영해 왔습니다.

'돼랑이'라는 상호로 저가 삼겹살을 취급해 초기에는 한 달에 3000만원가량 매출을 올렸습니다.

주변에 같은 업종의 경쟁점이 워낙 많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매출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올 들어서는 초기보다 1000만원 떨어져 한 달 2000만원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습니다.

하루 매출이 70만원에 못 미치는 셈이었지요.

그래서 이달 초 아는 사람의 소개로 '구이마을'이라는 삼겹살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간판을 바꿨습니다.

일단 변신해서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의도입니다.

아직은 바뀌기 전의 매출과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점포 현황을 말씀드리면 종사자는 저와 남편 외에 직원 3명을 쓰고 있습니다.

이들 3명의 인건비가 400만원에 달하죠.이 가게에 투자된 금액은 모두 1억1000만원입니다.

구체적인 투자내역은 임차보증금 4000만원,권리금 2000만원,인테리어비 5000만원 등이죠.월세는 150만원입니다.

한 달 영업이익이 600만원 정도 되니까 우리 부부 인건비는 벌어가는 셈이죠.오후 4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0시간 근무하는 것을 감안하면 큰 이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손님들은 주로 20,30대 젊은 층입니다.

근처가 다 그렇지만 여기는 거의 술 손님으로 채워지는 골목이에요.

저가의 고깃집과 해장국집이 태반이지요.

밤 장사 위주의 먹자골목 내지 유흥상권이라고 보면 틀림없어요.

이제 변신한 만큼 매출도 끌어올려야 할텐데,메뉴 관리와 마케팅 전략,판촉활동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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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앞에서 시식회

새 맛 알려야

상권과 입지는‥일반 주택가 이면도로…직장인 많은 먹자골목

전문가들은 점주 박선녀(여)에게 음식 사진이 들어간 실사 메뉴판을 벽면에 부착할 것을 주문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이 가게가 위치한 상봉동은 서울에서도 아파트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반주택가 상권에 속합니다.

게다가 강북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꼽히는 동부시장이 가까이 있어 감성적 소비행태보다는 실속형 소비가 대세를 이루는 지역입니다.

1차 상권에 해당되는 반경 500m 이내에 1만여가구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가구수는 고작 11.6%에 불과합니다.

저층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이 오밀조밀하게 펼쳐져 있는 곳이지요.

일반 주택가 상권은 아파트단지 상권과 달리 소비의 동질성이 떨어지고 전파 속도가 늦기 때문에 다른 상권에서 뜬다는 아이템도 쉽게 안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 트렌드에 대한 수용능력이 떨어져 모험보다는 안정적이고 검증된 아이템 중심으로 상권이 이뤄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택가 이면도로이기 때문에 유동인구 흐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늦은 오후 시간대부터 심야까지는 이 일대가 먹자골목으로 변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곳입니다.

특이할 만한 사실은 이 지역에 10대 청소년층과 20대 초반 학생들이 적고 중년 부부만 사는 세대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지역으로 자녀들을 내보낸 세대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상권에서는 가족단위 외식보다는 친구들의 모임이나 직장 회식 기회가 많은 법입니다.

따라서 식사보다는 술과 안주류를 중심으로 한 외식문화가 형성됩니다.

1차 상권 안에 고깃집이 40여개 몰려 있고 유흥업소 수도 많은 편입니다.

객단가(1인당 소비지출액)도 많지 않아 고가 메뉴보다는 중·저가 메뉴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의뢰인의 점포는 주변 입지와 궁합이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격도 적정한 편입니다.


가게의 문제점은‥신장개업 홍보 부족…플래카드 조차 없어

고깃집이 많다는 것은 고기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므로 남은 문제는 손님을 어떻게 이 가게로 끌어올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우선 고기의 맛과 가격이 고객의 선택을 결정짓는 1차적인 변수입니다.

매장의 분위기,밑반찬,접객 서비스,홍보 판촉행사 등은 2차적인 변수라 할 수 있지요.

시식 결과 대부분 메뉴의 맛이 가격에 비해 우수한 편이었으며,곁들임 소스와 반찬 구성 역시 훌륭했습니다.

특히 훈제 삼겹살과 불삼겹살,허브 재료로 만든 웰빙 삼겹살 등은 경쟁점포들을 압도할 수 있는 메뉴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라도 담는 그릇이 어떤 것이냐,그리고 어떻게 고객에게 알리느냐에 따라 인정받기도 하고 외면받기도 하는 겁니다.

적어도 고기 맛에 자신감이 있다면 신장 개업 당시 많은 고객이 알 수 있도록 매장 외부에 '고기맛이 확 달라졌습니다'라는 플래카드 정도는 걸어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신장 개업 초기 고객 문턱을 낮출 만한 세일 행사를 벌이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하지 않은 것은 실책으로 보입니다.

대체로 20~30대 젊은층이 주 고객층인 데 반해 점주의 접객 태도는 너무 수동적이어서 활력이 없습니다.

고객이 젊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데,활력이 넘치는 매장이 되려면 점주의 매장운영 스타일부터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매장 내부는 기존의 '돼랑이' 때와 달라진 게 별로 없고 먹자골목 초입이라는 입지의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간판에 돼지고기를 상징하는 아무런 그림이 없어 생선구이집인지,불고기집인지 소비자들이 알아차리기가 힘든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개선방안은…음식사진 넣은 메뉴판 필수…테라스엔 新메뉴 입간판을

우선 신장개업으로 가게가 180도 변신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홍보활동이 시급합니다.

매장 외부에 플래카드를 내거는 것은 물론 가게 앞에 임시 부스를 마련해 지나가는 유동 고객들에게 달라진 맛을 선보이는 깜짝 이벤트도 열어야 합니다.

간판 이름이 바뀐 만큼 매장 내부도 일부 손질을 가해야 합니다.

벽지나 조명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미지 개선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간판에 어울리는 통일된 유니폼이나 다양한 매장 내 광고물들을 재배치한다면 매장의 새로운 정체성을 손님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내부 인테리어를 손질한 다음에는 벽면에 음식 사진이 들어간 '실사 메뉴판'을 반드시 붙여야 합니다.

실사 메뉴판은 선명한 음식 사진과 함께 메뉴에 대한 설명과 가격을 적어놓은 것을 말합니다.

현재 벽면에는 메뉴 이름과 가격만 달랑 적혀 있는 게 고작입니다.

손님이 새로운 메뉴를 맛보려고 해도 어떤 맛인지,무엇이 다른지 몰라 망설이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바로 이 때문에 누구나 잘 아는 생삼겹살 매출 비중이 가장 높게 나오는 겁니다.

실사 메뉴판에 인근에서 맛볼 수 없는 차별화된 메뉴임을 강조하는 문구를 넣는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매장 외부도 일부 개선해 입지의 유리함을 최대한 살려야 합니다.

테라스를 활용해 저렴한 가격과 싱싱한 고기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리는 입간판을 설치할 만합니다.

매장 외부 광고판에는 대표적인 메뉴의 사진을 넣어 지나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기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바람직합니다.

고객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단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놀거리도 개발해야 합니다.

"음식점이니 잘 먹고 돈만 내고 가라"는 식의 사고방식으로는 젊은 고객이 많은 상권에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고객 마일리지 카드를 만든다든지,일정 금액 이상을 먹으면 소주나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한다든지 하는 마케팅 전술이 있어야 합니다.

새롭게 선보이는 신메뉴 주문시 할인혜택,밤 12시 이후 방문고객 할인행사 등 끊임없는 이벤트를 선보여 고객의 흥미를 유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손님이 한산한 밤 8시까지 소주 1병을 900원 받고 파전을 서비스로 주는 행사를 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비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에 파전이나 빈대떡을 서비스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밤 12시 이후에 방문하는 고객에게 선지 해장국을 공짜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이 상권에서는 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 컨설팅에 도움주신 분 ]

최재희 연합창업컨설팅 대표 / 박민구 맛깔컨설팅 본부장 /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첨부파일 2007091472221_200709171139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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