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만리동 보양식ㆍ한식당 매출 늘리려면‥`영양탕` 간판 내리고 `30년 한자리` 전통 부각을

상권 확대경‥오피스ㆍ서민주택가 공존…중대형 매장 적어

Q저는 서울 중구 만리동에서 '향원영양탕'이란 상호로 보양식 ·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송오선(40)입니다. 점포는 서부역 대로변 건너편 건물 1층에 있습니다. 165㎡(50평) 규모로 4인석 좌식 테이블 14개를 두고 있습니다. 보증금 2500만원에 월 165만원의 임대료(관리비 포함)를 냅니다.
저는 신문사 지국을 운영하다가 5년 전 현재 식당을 인수했습니다. 인수할 때 권리금으로 7500만원을 줬습니다. 당시 점포는 '향원고깃집'으로 30년간 한식당으로 운영한 곳이었습니다. 인수한 뒤 그대로 한식당으로 운영하다가 지난해 6월부터 일반 한식에 비해 단가가 높고 서빙하기 편한 영양탕을 취급하면서 현재 상호로 바꿨습니다.
아예 영양탕 등 보양식전문점으로 바꾸고 싶지만 보양식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고 단골 손님들이 여전히 기존 메뉴를 찾아 삼겹살,보쌈,차돌박이 등 육류와 김치찌개,된장찌개,생선구이 등 일반 식사메뉴를 종전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양탕이나 오리백숙,삼계탕 등 보양식은 여름이 지나서는 찾는 손님이 드물어 매출의 대부분을 육류와 한식메뉴에서 올립니다.
KTX 고속열차가 생기면서 역사(驛舍)가 남쪽으로 300m가량 이전한 뒤부터 손님이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불황에도 철도공사나 롯데마트 등 인근 회사의 단골 손님들이 계속 찾아줘 매출은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종업원 3명의 인건비와 각종 경비,임대료 등을 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또 이것저것 취급하는 게 많다 보니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 점포를 운영해야 매출을 늘리고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요.

A의뢰인은 직장인 상권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대중적인 한식 메뉴보다 단가가 높고 수익률이 높은 영양탕전문점으로 전환하려고 했지만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간판에 '영양탕'을 단 이후에는 종전 한식 메뉴를 그대로 취급하고 있음에도 매출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영양탕을 선호하지 않는 식사 고객이 현저히 감소했고 이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새로 내놓은 보양식 메뉴들이 만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의뢰인의 점포는 불황으로 상당수 음식점들이 고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약 30년 동안 점주는 여러 번 바뀌었지만 한자리에서 '향원'이란 상호로 식당을 운영해 만리동 상권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만큼 인지도가 높고 단골 손님을 유지하는 의뢰인의 영업 능력이 뛰어난 점이 선전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인근에 중대형 음식점이 많지 않은 점도 직장인들의 회식이나 단체손님을 꾸준히 유치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이 같은 장점을 살리면서 메뉴를 정리,보완하고 익스테리어(외장) 개선 등으로 분위기를 쇄신한다면 의뢰인이 원하는 수준의 매출과 수익을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우선 점포 규모에 비해 떨어지는 점심 매출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향원영양탕'이란 상호부터 바꿔야 합니다. 영양탕이란 이름만 보고 점포 방문 자체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신 '30년 전통의 한식전문점'이란 점을 강조하는 간판으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만리동 30년 한식전문점'이란 슬로건과 함께 '향원'을 큰 글씨체로 내걸고 버섯불고기나 부추보쌈 등 대표 메뉴와 '단체석 있음''주차장 완비' 등을 표기하면 됩니다.
의뢰인의 점포는 건물 출입구 계단 안쪽에 위치해 가시성이 떨어집니다. 간판만 보면 2층에 있는 식당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간판에 '1층'을 표시하고 점심시간대 건물 입구에 메뉴와 가격을 표시한 에어간판이나 배너거치대 등을 설치,고객이 부담없이 매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좋습니다. 점심식사 메뉴도 보강해야 합니다. 지금은 5000원짜리 김치찌개와 된장찌개,고등어구이,가정식 백반이 전부입니다.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저녁시간대 메뉴인 보쌈과 버섯불고기와 연계한 정식 메뉴나 돌솥비빔밥 등을 추가하는 게 필요합니다.
의뢰인이 선호하는 영양탕을 계속 취급하고 싶다면 계절 메뉴로 돌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초복부터 말복까지 여름철 2개월여 동안만 별도의 메뉴북을 만들어 단체손님이나 단골들에게 제시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현재 매출이 거의 없는 오리백숙,추어탕 등의 메뉴는 없애고 삼겹살,차돌박이 등 생고기류와 부추보쌈류,버섯전골류 등으로 메뉴판을 새로 만드는 게 좋습니다. 식감을 떨어뜨릴 수 있는 낡은 식기도 교체하기를 권고합니다.
단골 고객들의 방문횟수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합니다. 봄철을 맞아 봄나물 돌솥비빔밥,두루치기 등을 개발해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메뉴마케팅이나 경품 · 할인 이벤트 등도 시도해볼만 합니다. 고객 명부를 활용해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계절메뉴 도입,이벤트 내용 등을 알리는 게 좋습니다. 고객 만족도와 서비스 품격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종업원들이 유니폼과 명찰을 착용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상권 확대경‥오피스ㆍ서민주택가 공존…중대형 매장 적어
의뢰인의 점포가 위치한 만리동 상권은 오피스가와 주택가의 특성이 복합된 중소형 상권입니다. 30~40대 남성 직장인과 20~30대 여성 직장인이 주소비층인 전형적 오피스 상권의 성격을 띠면서도,반경 500m 이내 1차 상권에 1만3000여명이 사는 서민 주거형 주택가 상권의 성격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상권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음식점 수도 적어 경쟁이 치열한 편은 아닙니다. 의뢰인의 점포를 기준으로 반경 300m 이내 음식점 수가 30개가 채 안 됩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파는 고깃집이 6개,실내 포장마차 3개,주꾸미요리점 2개가 있고 생태요리,이자카야,횟집,감자탕,순대국,대구뽈찜,족발집,아귀찜집,김밥,콩나물해장국,치킨호프집 등이 하나씩 있습니다. 반면 영양탕을 제공하는 곳은 의뢰인 점포를 포함해 3개로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직장인 대상 점심식사나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업종이 대부분입니다.
특이 사항이라면 의뢰인 점포 규모인 165㎡(50평) 이상 음식점이 5개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중소형 매장입니다. 따라서 중대형 매장은 면적만으로도 인근 회사 등의 회식이나 단체 고객을 유치하기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맛이나 서비스 등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음식점이라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상권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상권의 최대 소비층인 공공기관,백화점,대형마트,신문사 등에서 일하는 직장인 고객들을 어떻게 점포로 끌어들여 방문횟수를 높이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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