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경기도 군포시 금정역 앞에서 생과일주스 가맹점을 하고 있는 유영석(가명·46)이라고 합니다.원래 전북 군산에서 4년간 피자집을 한 적이 있습니다.중학교 3학년 올라가는 딸이 공부를 잘해 외고에 진학시키려고 작년에 서울로 올라왔죠.생계 유지를 위해 장사를 하기로 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마침 부동산중개업체에서 나온 매물이 있었는데 생과일주스 가맹점이었어요.입지가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습니다.전철역 앞이어서 하루종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고 판단됐습니다.기존에 장사를 하고 있던 같은 브랜드의 가맹점주에게 하루 방문 고객 수와 매출 등을 알아본 뒤 가게를 인수했습니다.2층 30평짜리 가게인데,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 조건이었습니다.

문제는 권리금입니다.무려 1억7000만원에 달했습니다.이를 충당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3억원을 대출받았습니다.부동산중개업체와 전 점주가 '장사가 잘 된다'고 하는 말을 전적으로 믿었죠.

그러나 막상 제가 인수해 장사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겨울로 접어드니 매출이 더 내려갔지요. 현재 하루 20만원,한 달 600만원 올리는게 고작입니다. 인건비를 아끼려고 종업원을 아예 두지 못하고 아내와 둘이 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한 달 매출에서 재료비와 점포운영비,대출금 이자,월세를 제외하면 제 손에 쥐는 건 고작 100여만원에 불과합니다. 업종을 바꾸거나 아니면 지금 상태에서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이호풍 KF컨설팅 대표
●서민교 맥세스 FC실행컨설팅 대표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최원영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상권과 입지는

상권과 입지는 괜찮은 편입니다. 지방에서 오래 살다가 서울로 최근 이주해 생소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자리는 그런대로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전철 1호선과 4호선이 교차해 하루종일 유동인구가 오가는 곳인 데다 평촌,산본,군포,의왕 일대 젊은이들이 만나 외식과 술 자리를 즐기는 유흥상권이 일찌감치 형성돼 야간에 특히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입니다.

인근 산본역 상권의 경우 주부들이 쇼핑하거나 관공서 종사자들과 민원인이 식사하는 곳입니다. 쇼핑과 먹자 상권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지요. 평촌 범계역에도 상권이 있지만 산본역과 마찬가지로 판매 및 외식 기능이 강한 편입니다. 평촌 인덕원 사거리에도 유흥가가 형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30~50대 남성들에게 적합한 업소들로 이뤄져 20대 젊은이들이 갈 만한 유흥상권은 금정역이 단연 '짱'입니다.
 
가게가 2층에 있지만 입지도 좋은 편입니다. 배후의 유흥상권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 눈에 맨 처음 들어오는 상권 초입 코너 건물에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상권과 입지가 좋으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게가 매출부진에 시달리는 것은 잘못된 정보에 따른 업종 선택의 잘못과 지나치게 높은 권리금(초기 투자금)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낯선 지역에서 창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 기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개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부동산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도 화근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업종선택에 문제있나요

문) 업종이나 가맹본사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답)
가게 자리가 2층이지만 사거리 코너 자리여서 이른바 'A급 입지'로 볼 수 있습니다.현재 선정한 아이템은 계절성이 강한 생과일주스 전문점으로 요즘같은 겨울에는 경영수지를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상권과 입지가 좋으면 어떤 업종이든 다 잘 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학생들이 즐겨 찾는 생과일주스점은 금정역과 같은 유흥상권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업종입니다.오피스가에서 매출이 좋은 스타벅스라 해도 유흥상권에 자리잡으면 매출이 잘 나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따라서 여름철에 매출이 뛰어오르는 아이템은 4월이나 5월에 창업하는 게 적정한 시기입니다.

이런 아이템을 가지고 가을에 개업,시작하자마자 매출이 내리막길을 걷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실책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판촉활동이나 홍보 능력이 뛰어나지 않는 한 계절성이 강한 업종은 항상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매출 더 올릴 방법은
 

문) 지금 상태에서 매출을 올리거나 업종전환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점주의 의욕상실이 점포가 다시 살아나는 데 걸림돌입니다.다시 힘을 내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서야 합니다. 모든 사업의 출발점은 의지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의지를 다진 다음 점심 때 매출을 올리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현재 이 가게는 생과일주스를 판매할 수 있는 컨셉트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식사를 판다는 것은 원칙을 무시하는 발상이지만 점주의 열정적인 노력이 따른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기존의 매장 개념을 유지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메뉴 도입이 절실합니다.

따라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과일 주스류에 더해 과일 오므라이스,과일 카레,과일 햄버거 스테이크 등 가벼운 식사위주 과일 시리즈 메뉴를 접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생과일 전문점의 이미지도 유지하고 지금의 주방설비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추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업종을 전환할 경우에는 주변 상권에 적합한 주점이 좋을 것입니다.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매출이 괜찮은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식 퓨전주점을 추천합니다.인테리어를 바꾸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어설픈 리뉴얼은 금물입니다. 또 다른 아이템으로는 젊은층이 좋아하는 '테마가 있는 호프집' 정도가 적합할 것 같습니다.

지금 시설이 과일주스점이므로 인테리어와 시설을 조금만 바꾸면 변신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업종 전환 비용이 적게 든다는 뜻입니다.


컨설팅 위장 기획부동산 조심해야

장사에 경력이 있는 분이든,초보 창업자이든 생소한 곳에 개업한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밟아야 합니다.

첫째,유동인구의 소비성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둘째는 소비성향에 맞게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장사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셋째,타깃 고객층이 결정되면 소비 수준과 활동시간을 파악하고 관심 아이템을 분류합니다.

넷째,아이템 범위를 1~2개로 좁히고 관심 상권 안에 있는 업종의 수익성과 시장성을 확인합니다.

다섯째,최종적으로 사업 아이템이 결정되면 그 아이템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체험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선택한 아이템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가지고 있는 창업자금 범위 안에서 지속적으로 관리와 지원이 가능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창업 아이템을 결정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창업컨설팅업체'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기획부동산 업체가 상당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업체들은 창업에 대한 정보나 지식,노하우를 가르쳐주기는커녕 비싼 값으로 점포 넘기기에 치중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첨부파일 2007020665021_2007020669073.jpg


P 엄허깬다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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