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안산시 단원구 선부2동 석수초등학교 앞에서 '땡기네 그 닭발'이란 이름으로 실내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연옥(30)이라고 합니다.

장사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11월 섣불리 창업에 뛰어들어 3개월 만에 개점 휴업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상권과 입지 분석은 고사하고 동네상권에 맞는 업종 선택,매장 내부와 외부 시설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야 절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장사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뒤 오로지 싼 가게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계약을 했습니다.

보증금 100만원,월세 35만원으로 1년 계약을 하고 막연하게 잘될 거라며 혼자 흐뭇해하기도 했습니다.

메뉴는 닭발 볶음과 돼지껍질 무침입니다.

양념은 친정 어머니에게 배웠어요.

처음 며칠은 새로 생긴 집에 대한 호기심으로 손님 몇 분이 다녀가시면서 맛있다고 하셔서 고무됐지요.

하지만 이른바 '오픈발'은 오래가지 않았고 이내 손님 발길이 끊어졌지요.

처음에는 인건비를 줄여보겠다고 남편과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남편은 돈을 벌러 나가야 했습니다.

고객이 한 사람도 들르지 않는 날이 이어졌기 때문이죠.손님이 있는 날도 재료비 빼고 나면 몇 만원 남는 게 고작이었어요.

그래서 사채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게 발목을 잡은 겁니다.

일수를 쓰니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진퇴양난'에 빠진 거예요.

이제는 가게 문을 열지도 못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조언을 부탁합니다.

<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 

○최재철 인크레비즈 대표
○김현구 ㈜브랜드 디자인실장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상권과 업종 분석
 
가게 입지는 안산시 변두리의 다세대 빌라촌입니다.

초등학교 정문 앞에 있어 어린이들의 왕래가 조금 있을 뿐 유동인구 발길이 이어지지 않는 곳입니다.

한산한 동네상권이라고 봐야겠지요.

이런 곳에서 실내 포장마차 개념의 주점을 지향한다면 난센스입니다.

메뉴인 닭발 볶음이나 돼지껍질 무침은 식사 대용이나 테이크아웃 음식으로 적절하지 않고 오로지 매장에 들어와 먹을 수 있는 이른바 '홀 장사용 메뉴'입니다.

그러나 의자 4~5개를 놓으면 손님 움직이기도 힘든 매장에서는 홀 장사보다는 테이크아웃이나 배달전문점을 하는 게 합리적이겠지요.

초등학교가 가게 바로 앞에 있으니 주점보다는 오히려 피자나 치킨 배달점이 더 어울릴 것으로 판단됩니다.

점주 김씨는 창업자금 200만원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말하지만 실패가 뻔히 보이는 창업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차라리 모자라는 창업자금을 소상공인지원센터와 같은 공공기관을 통해 대출받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은 창업에 도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성공하기만 한다면 대출금 상환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가게의 문제점은
 
외부간판 없고 매장 캄캄 … 시선 못끌어
 
문) 제 가게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답)
자영업 시장에서 흔히 "성공확률이 10%도 안 된다"고 얘기하는데,김연옥씨의 창업 케이스가 바로 그 이유를 총체적으로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전혀 준비가 안 된,무모한 창업의 전형적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조리에서 점포경영에 이르기까지 창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무작정 점포 문을 열어 3개월 만에 주저앉은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장사가 안 되니 무리하게 사채를 빌려 더욱 암담한 처지에 이르게 됐습니다.

우선 메뉴가 손님을 끌어당길 정도로 매력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지속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는 얘기지요.

점포를 구할 때 권리금이 없고 임대료가 싸다고 선뜻 지금 가게를 선택했지만 임대료가 싼 점포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동네상권에서 싼 점포는 비지떡'이라는 창업시장의 격언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점포 안팎의 시설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포장마차 분위기를 내기 위해 입구에 비닐막을 치고 현수막 두 장으로 간판을 대신했습니다.

현수막만으로 점포를 알리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홀 장사를 지향한다면 외부 간판은 필수적입니다.

더군다나 빨간색 적벽돌 건물에 빨간 바탕의 현수막을 걸어 먼 데서 한눈에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돌출 간판이 한 군데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내부도 음식점 매장구조로는 부적절합니다.

주방시설이 협소하고 동선 배치도 열악합니다.

벽면은 매우 어둡고 탁하게 보이며 천장의 조명은 어두워서 식욕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습니다.

매장이 어두우면 유동인구의 눈길을 끌기도 어렵습니다.

비닐 포장막을 철거하고 점포 전면의 유리창에 업종의 분위기에 맞는 사인물을 배치해 손님의 시선을 사로잡는 게 급선무입니다.

매장 내부에는 우선 지저분하게 보이는 출입구의 신발장을 치워야 합니다.

주방 공간도 전면의 그릇이라든가 음식부자재의 정리정돈이 안 돼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문제점 개선하려면
 
업종바꾼다면 투자비 적은 세탁편의점 '적절'

문) 문제점을 고치면 매출이 뜰 수 있을까요.

답)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최악의 상황에 놓인 가게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절망은 금물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처럼 1%의 가능성을 믿고 성공에 도전해봐야 합니다.

우선 메뉴와 아이템을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닭발보다 보편적인 피자나 치킨 같은 메뉴를 주력으로 하는 배달 전문점으로 전환하거나 주택가에서 필수적인 근린 업종으로 사업 아이템을 바꾸는 방안입니다.

현재 사채를 써야 할 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으므로 서비스 업종인 세탁편의점을 권하고 싶습니다.

세탁편의점은 전문적인 기술 없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고객으로부터 직접 세탁물을 수거해 가게에 모아두면 프랜차이즈 본사 차량이 1일 1회 방문해 가져가고 세탁이 끝난 세탁물을 가게까지 보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점주는 세탁 상식과 옷감의 성질 등 약간의 지식만 갖추면 사업하는 데 그다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음식점을 세탁편의점으로 바꾸는 데 시설 투자금이 많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며 점주의 성실성과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만 있으면 생계 유지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새로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남편은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매출이 뜨는데,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부족하면 점포경영이 안정되기도 전에 문을 닫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남편은 신문,우유 배달에서 전단지 배포,세차에 이르기까지 일의 종류를 가리지 말고 돈을 벌어야 합니다.

특히 신문이나 우유 배달 일은 매장 홍보를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부인에게도 직접적인 도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김연옥씨 부부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가게 운영 개선은 물론이고 근본적인 생계유지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출발점은 자신감 회복입니다.

점주가 장사 실패 경험 탓에 사기와 의욕이 밑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마침 한 공중파 방송에서 한경 창업센터에 올린 점주 사연을 보고 가게 리모델링 작업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첨부파일 2007022028891_2007022089183.jpg


P 엄허깬다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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