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파파손 피자 가맹점을 하고 있는 김준식(25)이라고 합니다.

작년 7월에 지금 자리에 가게를 얻어 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피자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 것은 D피자 체인점에서 직원으로 일한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배달과 주방,홀 근무 등 여러 가지 업무를 해본 적이 있어 다른 업종보다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실평수 16평인 제 가게는 원래 부동산중개업소를 하던 자리입니다.

권리금 없이 보증금 3000만원,월세 175만원에 가게를 임대했습니다.

동네상권이라서 점포시세가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시설비가 많이 들어갔습니다.

인테리어,주방과 홀 설비,오토바이 구입 등으로 9000만원이 추가로 들어가 창업비용으로 모두 1억2000만원이 투자된 셈입니다.

주변에 아파트가 많아서 장사가 어느 정도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개업해 보니 매출이 적게 나옵니다.

하루 20만원 안팎을 기록해 한 달이면 700만원이 채 못 되는데요,여기서 식재료비 250만원,종업원 2명 인건비 300만원,월세 175만원을 빼면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겁니다.

매장에 테이블 7개를 설치해 놓았지만 사실 매장에 들러 피자를 먹는 손님은 손꼽을 정도고요,배달이 거의 전부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적자상태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부탁합니다.
 
<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
 
○최재철 인크레비즈 대표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최원영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전형적인 동네상권 한가운데 있는 파파손피자 방배점은 배달점에 어울리지 않는 넓은 매장,적은 유동인구,소극적인 홍보활동 등의 원인이 겹쳐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김정욱 기자 haby@hankyung.com

상권과 업종 분석
 
가게 입지는 전형적인 동네상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게 주변이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가게 자리가 주민들의 출퇴근 동선과 동떨어져 있다는 데 있습니다.

아파트단지 입구가 가게와는 상관없는 곳으로 나 있어 주민들이 오가면서 이 가게를 찾을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이에 따라 기본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데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게 노출도가 지극히 낮다는 얘기지요.

이런 입지에서는 배달을 주력으로 한 소규모 매장을 구해 창업비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으나 점주는 상권과 입지 분석을 소홀히 한 느낌을 줍니다.

유동인구가 적고 노출도가 떨어지는 가게에서 10평이 넘는 홀을 둔다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업종을 선택하는 문제도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자 치킨 등 패스트푸드 업종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인 데다 웰빙 트렌드 확산으로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피자헛 등 일부 브랜드가 프리미엄급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장악한 실정입니다.

이런 상위 브랜드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맛과 가격,매장 이미지,가맹본부의 지원 기능 등에서 특화된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점주의 창업 과정과 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그다지 차별화된 점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2만원대 피자 주변 소비수준 비해 비싸
 
매장의 문제점은
 
문)매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답)  점주는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음으로써 점포 경영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6개월 이상 적자상태가 지속되면 본인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데,소극적인 성격에다 전문 지식도 부족해 사정이 악화됐습니다.

주력 상품 가격이 2만원 이상으로 책정돼 배후 주택가의 소비 수준에 비해 높다는 점도 매출이 오르지 않는 요인으로 파악됩니다.

주변에 경쟁하는 피자 브랜드가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배달 상권에서 지나치게 넓은 매장을 구한 것은 낭비 요인입니다.

창업비와 점포 운영비만 많이 들고 장점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가게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점포 가까이 가서야 겨우 간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간판과 같은 외부 구조물이 고객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매장 내부도 분식점에나 어울리는 테이블과 정돈되지 않는 주방이 고객들에게 그대로 노출돼 매출 감소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조명 커버를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들어 식욕을 북돋우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는 차별화된 홍보전략이라도 갖고 있어야 하는데,점주는 전단지 배포와 스티커 부착 등 지극히 일반적인 방법만을 활용하는 실정입니다.

만족스러운 수익구조를 이루려면 매출을 올리고 비용은 절감하는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덩그러니 공간만 차지하는 홀을 매출 증대에 기여토록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비용만 까먹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가맹본부의 가맹점 지원에도 문제점이 발견됩니다.

가맹본부는 점주에게 점포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점포경영이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꾸준히 경영지도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데,그런 역할을 성실히 한 것 같지 않습니다.

창업자가 어떤 본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천양지차로 벌어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무료시식회 통해 카페골목 집중 공략
 
매출 더 올릴 방법은
 
문) 이런 문제점들을 어떻게 개선하면 될까요.

답) 우선 가격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파파손피자의 가격은 브랜드 이미지에 비해 너무 비싼 경향이 있습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월세 등 여러 비용을 감안해 가격조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는 가맹본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주변 카페골목에서 영업하는 카페 운영자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페 운영자나 직원들은 대부분 피자를 즐겨먹는 젊은층입니다.

따라서 카페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가격 할인,무료 시식회 등을 통해 단골고객을 확보하면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배달을 의뢰하는 경우 피자 외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맥주 또는 담배 같은 상품을 함께 배달해줌으로써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홀을 통한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가장 큰 문제입니다.

따라서 홀의 식탁과 의자를 치워버리고 매장 구성을 바꾼 뒤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치킨,족발,야식 배달점으로 꾸미거나 커피나 아이스크림 테이크아웃점 등이 가능하겠지요.

점포를 절반으로 나눠 한쪽에는 다른 아이템을 취급하고,다른 한쪽에는 전면 유리를 개조해 피자 테이크아웃점 형태로 변경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차량 이동이 많은 이면도로이므로 도로쪽에 차량 테이크아웃점을 알릴 수 있는 광고물을 설치해 소비자 시선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결국 '1개 점포,2개 아이템' 전략으로 매출을 더 끌어올리라는 것입니다.

고객 사은품은 매장에서 파는 상품 위주로 정한다는 고정관념도 버려야 합니다.

피자보다는 주택가에 걸맞은 서비스 상품을 제공,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면 단골고객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자주문을 10회 한 고객에게는 가정에 있는 냉장고의 전문 클리닉이나 아이들의 침대를 클리닝해주는 이색 서비스로 고객층을 넓혀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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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엄허깬다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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